Canon / Canon EOS 5D / 2009:01:18 / 12:25:39 / Auto Exposure / Multi-segment / 1000x477 / F8.0 / 1/160 (0.006) s / ISO-100 / 0.00EV / Auto WB / Flash not fired / 125mm / 8mm
세상은 내가 사랑한 만큼 아름답다
'' 아버지 ""
김용욱(전라북도 교육감 수상작, 신흥고 2년)
우리 집엔
자정이 다 되어야 들어오는
머슴 하나 있습니다.
그는
자기를 무척 닮은 아이들의 잠자리를 살펴주고는
지친 몸을 방바닥에 부립니다.
아침,
그는 덜 깬 눈을 부비며
우리 형제를
학교라는 곳까지 데려다 주고
허름한 지갑 속에서
몇 장 안 되는 구겨진 종이돈을
살점처럼 떼어 줍니다.
그리곤
그의 일터로 가서
개미처럼 밥알을 모으며 땀을 흘립니다.
그러기를 20 여년...
지칠 때도 되었는데
이제는 힘부칠 때도 되었는데
오늘도 그는
작은 체구에 축 쳐진 어깰 툭툭 털고는
우리에게 주름진 웃음을 보이지만
머슴생활
너무 힘겹고 서러울 때
우리에게
이따금씩 들키는 눈물 방울
그 속에
파들파들 별처럼 떨고 있는
남은 가족의 눈방울들
그 머슴을
우리는
아버지라 부릅니다
아버지!
Fa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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