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친구! 여섯 도둑을 잡으시게나
육적(六賊) - 眼耳鼻舌身識
세상에서 제일 고약한 도둑은
바로 내 몸안에 있는 여섯 가지 도둑일세,
눈(眼) 도둑은 보이는 것마다 가지려고 탐욕을 부리지,
귀(耳) 도둑은 그저 듣기 좋은 소리만 들으려 하네,
콧구멍(鼻) 도둑은 좋은 냄새는 제가 맡으려 하고,
혓바닥(舌) 도둑은 온갖 거짓말에다, 맛난 것만 먹으려 하지.
제일 큰 도둑은 훔치고 못된 짓 좋아하는 몸뚱이(身)도둑이고,
마지막 도둑은 생각(識)도둑. ‘이놈은 싫다, 저놈은 없애야한다.’
혼자 망상 떨며 화내고 떠들어대지.
친구! 복 받기를 바라거든,
우선 이 여섯 도둑부터 잡으시게나!
여섯 도둑이 모두 부처가 되리니...
‘싫다 좋다, 크다 작다, 있다 없다.’
비교하며 두 가닥 내지 않고,
생각생각에 앎이 없고, 거동에 자취 없으면 자유인이라네.
대하는 놈마다 그놈 따로 내 따로 둘이 아니니(不二)
그놈이 바로 나라는 것을 명심하시게나!
그러면
매일이 새롭고 좋은 날이며(日日新新 是好日)
지금, 여기에 앉은 자리마다 꽃방석(佛)이 되어
處處가 蓮華요 頭頭物物이 佛事라.
가는 곳마다 진리가 솟으리니(立處皆眞)...
- 유유당당(幽堂)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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